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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마침내 스승을 넘다… 아르테타의 아스널, 22년 만의 EPL 정상 등극

  • 5월 20일
  • 2분 분량

마침내 제자가 스승의 그늘을 완전히 벗어났다. 미켈 아르테타(44) 아스널 감독이 22년간 끝없이 갈망해 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트로피를 마침내 손에 넣으며, 자신의 축구 스승인 페프 과르디올라(55) 맨체스터 시티 감독을 정상에서 끌어내렸다.


아스널은 19일(현지 시간) 영국 본머스의 바이탈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EPL 37라운드 맨시티 대 본머스의 경기가 1-1 무승부로 마무리되면서 잔여 일정과 무관하게 챔피언 자리를 확정 지었다. 아스널은 전날 홈에서 번리를 1-0으로 꺾고 승점 82를 적립한 상태였다. 2위 맨시티(승점 78)와의 격차를 4점으로 벌리면서, 최종 라운드의 결과를 기다릴 필요조차 없이 우승의 영예를 거머쥐게 된 것이다.


이번 우승은 아르센 벵거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26승 12무라는 전무후무한 '무패 우승'을 일궈낸 2003-04시즌 이후 무려 22년 만에 찾아온 정상 등극이다. 그 긴 세월 동안 아스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의 잇따른 재부상을 지켜봐야 했고, 라이벌 맨시티가 새로운 왕조를 구축하는 모습마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최근 세 시즌 연속 준우승이라는 쓰라린 좌절을 겪었지만, 끝내 그 마지막 한 걸음의 벽을 넘어선 셈이다.


오랜 숙원을 풀어낸 일등 공신은 단연 아르테타 감독이다. 2016년부터 3년이라는 시간을 이른바 '과르디올라 사단'의 수석코치로 보낸 그는, 2019년 아스널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스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축구 철학 위에 자신만의 색깔을 입혀가며 어느덧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우뚝 섰다.


그의 축구는 '과르디올라식 공간 지배'를 근간으로 하되, 보다 철저한 실리 추구가 더해진 형태다. 올 시즌에는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 윌리엄 살리바, 율리엔 팀버로 이어지는 굳건한 포백 라인을 구축해 리그 최소 실점(26실점)이라는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공격에서는 특히 세트피스를 핵심 득점 루트로 적극 활용했다. 리그에서 기록한 69골 가운데 약 35%에 달하는 24골이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졌고, 그중에서도 코너킥 득점(18골)은 EPL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새로 쓰는 진기록까지 만들어냈다.


물론 여기까지 오는 여정이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다. 아르테타 감독은 부임 첫 시즌 곧바로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우승이라는 성과를 안겨줬지만, 정작 리그에서는 두 시즌 연속 8위에 머무는 부진을 겪었다. 특히 2020-21시즌의 무기력한 행보는 아스널이 25년 연속 이어오던 유럽 클럽대항전 진출 기록을 끊어버리는 수모로까지 이어졌다.


한때 경질이라는 단어가 그의 이름 옆에 따라붙기도 했지만, 아르테타 감독은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축구 철학을 뚝심 있게 밀고 나갔다. 지난여름에는 에베레치 에제, 빅토르 요케레스, 마르틴 수비멘디 등 무려 8명의 선수를 새롭게 품에 안으며 본격적인 정상 도전에 나섰고, 결국 그 결단은 챔피언이라는 가장 영광스러운 결말로 보답받았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이번 우승은 단순한 한 시즌의 성취가 아닌, 새로운 왕조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이제부터 진정한 의미의 '아르테타 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올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르테타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다. 아스널은 한국 시간으로 오는 31일, 이강인이 소속된 파리 생제르맹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이라는 또 하나의 운명적인 무대를 앞두고 있다. 만약 이 경기마저 자신들의 것으로 가져온다면, 아스널은 마침내 EPL과 UCL을 동시에 거머쥐는 '더블'의 위업을 완성하게 된다. 22년의 갈증을 풀어낸 아르테타의 아스널이 과연 어디까지 날아오를 수 있을지, 전 세계 축구팬의 시선이 그들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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